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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추모글] 데이빗 샌본을 떠나 보내며

by 사브레 2024. 5.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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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 영화들 중에 하나는 Forget Paris(국내 개봉명은 파리가 당신을 부를 때)이다. 빌리 크리스탈이 직접 감독을 한 영화인데 내가 좋아하는 모든 키워드가 다 들어 있는 영화이다.

학창시절 NBA농구를 그렇게 좋아했었는데 빌리 크리스탈이 NBA 심판역할로 나오니까 영화 내내 농구코트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많이 나오기도 하고 빌리 크리스탈 특유의 유머코드도 나와 너무 잘 맞는 영화이다.
이 영화가 인생 영화인 이유중에는 OST가 한 몫을 하는데 실제 OST앨범에는 수록되어 있지 않지만 영화 마지막씬에 NBA 경기 시작 전 데이빗 샌본이 직접 등장해서 미국 국가 연주하는 장면이 있다.
극장에서 이 영화를 처음 볼 때(진짜 수 십번은 본 영화) 반주 없이 알토 색스폰으로 연주를 시작하는데 그 첫 소절이 나오는 순간 말 그대로 몸이 얼어 붙을 만큼 온몸에 소름이 돋았었다. 
 
 

 

 
큰 극장사운드로 들리던 그 앨토 색스폰의 그 첫 소절에 빌리 크리스탈이 극중 그녀를 떠오르게 하는 그 힘을 나도 똑같이 느꼈었다. 그래. 이게 음악의 힘이지.
샌본 하면 떠오르는 그래미를 수상한 더블 비전 앨범의 Maputo도, 리셀웨폰의 OST도 아닌, 그리고 내가 너무나 사랑하는 케니 로긴스의 곡 Heart to Heart에서의 새션도 아닌 바로 이 장면이 나에게는 영원히 각인된 장면이다.

 

2006년 성남 아트센터 All that jazz in seongnam(올댓재즈인성남)에서 실연을 보고 사진도 같이 찍었는데 이게 나의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던 샌본과의 만남이었다. 그 공연때 마지막으로 연주한 곡이 완전 진짜 쩔었었는데 곡명이 뭔지 몰라서 아쉬웠던 기억이 있다.
 
R.I.P David sanborn.
 
이제는 떠나보내기 바쁜 나의 영웅들이여. 편안한 휴식이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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