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히 3년만의 방콕, 2년 9개월만의 해외여행.
태국, 방콕이 참 좋아서 1년에 2번씩도 가던 곳을 3년만에 다녀왔습니다.
모든 것이 그대로일 것 같던 방콕도 많이 사라지고 달라졌으며 또 그대로이기도 하더라구요.
몇가지 생각나는대로 적어봅니다.
1. 그랩과 볼트
태국은 그랩과 볼트로 택시나 자가용을 호출할 수 있는 서비스가 합법이다보니 거의 택시를 길에서 잡은적이 없습니다. 근처 아무 호텔에 가서 로비로 호출하면 편하게 이동이 됩니다.
악명높은 스쿰빗로드는 드라이버들마다 오후 5시부터 8시까지는 절대 차를 타지 말라고 경고를 하더라구요. 최대한 BTS로 이동하라고 해서 그렇게 했습니다.
그리고 예전에는 택시 아저씨들이 거의 영어를 하나도 못하는 분들이 많았었는데 그랩을 통해 만난 분들은 아주 최소한의 영어는 하실 수 있어서 매우 편했습니다.
특히 공항에서 숙소까지 이동할 때의 그랩 기사분의 한국사랑과 영어실력으로 태국의 현재 상황을 파악하며 편안한 방콕입성을 하니 10년뒤의 태국은 더 인터네셔날해지겠구나 싶었습니다. 예전에는 이렇게 영어 잘하시는 분들 만나기 힘들었거든요.
호출은 그랩이 더 잘됐고 볼트는 그랩이 안될때 한번 사용했습니다. 카드 사용이 그랩만 되서 그랬던 것도 있습니다.
2.코로나와 마스크
전체적으로 한국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마스크를 씁니다. 정확히 말하면 외국인은 안쓰고 태국인은 실내외를 다 씁니다.
물론 태국사람들중에도 마스크 착용을 안하는 분들도 많이 있지만 거의 다 씁니다.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고 제지하지 않았고 실내에서 안쓰고 다녀도 아무도 뭐라 하지 않습니다.
다만 개인적으로 느끼는 부담감이 있었을 뿐이었어요. 저는 한국처럼 야외에서는 거의 안쓰고 다녔고 실내에서는 거의 착용했고 사람 많은 곳에서는 꼭 쓰고 다녔습니다.
대부분 크게 코로나에 대해서 경계하고 조심하고 그런 분위기는 아니었습니다. 호텔에서 뷔페 이용시에도 비닐장갑을 제공하긴 하지만 대부분 사용안하는 편입니다. 저도 그냥 예전처럼 이용했어요.
3. 전체적 분위기
확실히 관광객이 적습니다. 오히려 한국사람들은 꽤 많았구요. 포시즌에 머물렀을때는 거의 느낌상 80%가 한국사람들이라 신라호텔 와있는 기분입니다.
많은 곳이 문을 닫았거나 없어졌고 공사중이었습니다. 아이가 좋아했던 시암스퀘어원에 있던 헬로키티 카페도 사라져서 엄청 슬퍼하더군요. 쩝
마사지샵도 많이 문을 닫아서 연 곳은 저녁시간때는 붐빕니다. 그러니까 사람이 정말 많아서라기보다는 영업하는 곳이 적어서 몰리는거죠.
그래서 대부분의 낮시간대에는 2-30% 할인을 해주는 마사지샵들이 많습니다. 물가도 좀 올라서 전보다는 로드샵 발마사지가격이 거의 1시간 350바트정도는 기본입니다. 40원으로 계산하면 14000원이네요. 전에는 250바트 정도였는데 마사지 물가만 해도 예전보다는 체감상 높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볼트나 그랩 이용할 때도 에전에는 3-4000원이면 갔던 거리가 지금은 대부분 5,6천원정도 나오더라구요.
손분시푸드도 다녀왔는데 저녁시간에 절반도 사람이 없었습니다. 방콕을 우기에 가서 야시장을 가보지 못했는데(계속 비가 매일 왔습니다) 쇼핑몰에도 사람은 많지 않았습니다.
많은 변화가 있을 것 같았었지만 또 그렇게 많은 변화가 없던, 그러면서도 예전같지 않았던 방콕 여행이었습니다. 내국인과 외국인을 대놓고 차별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어서 가격 경쟁력이 앞으로 없어진다면
더이상 가성비만으로 승부를 보기엔 매력도가 전보다는 좀 떨어진 느낌입니다.
4. K문화
정말 어딜 다녀도 k팝은 아주 쉽게 들리고 제가 떠나는 날 공항에도 사람이 많아서 이유를 물어보니 갓7멤버 뱀뱀이 출국하기 때문이라고 하더라구요.
길거리에서 BTS의 코웨이광고 정말 많이 봤고 샵에서 들리는 곡들, 식당에서도 K팝은 정말 흔하게 들을 수 있습니다. 커버댄스를 추는 친구들도 여전히 시암스퀘어원에는 많더군요.
놀랍지도 않고 그만큼 영향력도 크고 한국에 오고 싶어하는 태국인들이 정말 많구나... 라는 점도 이번에 정말 많이 느꼈습니다.
발빠른 한국분들이 벌써 한국에서 유행하는 것들을 주요 쇼핑몰에 다 서비스 중입니다. 방콕시민들이 즐기는 모습들을 보면서 이색적이다라기보다는 그만큼 한국문화가 많이 전 세계적으로 퍼져나가는 MoT(Moment of Time)이 지금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5. 호텔이야기
그래도 호텔 투어가 전문인데 요약을 안할 수 가 없죠.
국내에서 그동안 설움 받던 대접을 다 한번에 해결된 여행이었습니다.
메리어트 티타늄 등급으로 메리어트 마르퀴스 퀸즈파크에서 1킹베드 스위트룸으로 업글, 포시즌에서는 그대로 디럭스룸, 아테네 럭셔리콜렉션에서는 아테네스위트로 업글 됐습니다. 메리어트는 모두 포인트 결제였고 SNA모두 다 승인 됐습니다.
포시즌은 그냥 아무것도 안해줘서 좀 맘 상했고 놀라는 와우포인트도 없었습니다. 온통 한국분들이어서 그게 싫다는게 아니라 서로 다 불편해하는 느낌이었어요. 다른 것보다 다들 정말 머리부터 발끝까지 멋지게 꾸미고 왔는데 우리 가족들은 퀵실버에 티셔스 쪼가리, 크록스 신고 다니셔 물 흐리는 것같아 죄송스러웠습니다. ㅋㅋㅋ 뭐 저 혼자만의 자격지심일 수 있는데 페닌슐라가 너무 그리웠습니다. 온라인으로 쓸 내용들은 아닌 것 같구요.
포시즌은 기대에는 못미쳤고 오히려 메리어트 마르퀴스 퀸즈파크가 가장 좋았습니다.
서비스 자체는 아테네 럭콜이 좋았는데 (수영장도 시내중심치고는 깊이와 넓이로 최고 수준입니다.) 퀸즈파크쪽이 아이에게 상대적으로 너그럽고 티타늄 등급이라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라운지 조식뿐만 아니라 정말 유명한 고지 키친의 조식에서도 먹을 수 있게 해줘서 만족도가 너무 좋았어요. 왜 그렇게 다들 칭찬하시는지 알겠습니다.
특히 바로 옆 벤사리 파크는 로컬분위기 한가득 나는 사람냄새나는 공원이라 더 좋았습니다. 새벽에 일찍 일어나서 가족들이 함께 산책을 했는데 이번 여행에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방콕의 호텔들은 시간제한, 출입횟수제한 이런게 모두 없어서 국내에서 눈치보면서 사용하던 호텔 퍼실리티들을 아주 마음 편하게 쓸 수 있는게 최대 장점이었습니다. 이게 정상인데 말이죠.
6. 쇼핑
따로 뭘 사러 간게 아니라서 이번엔 진짜 아무것도 안사왔는데요. 마눌님에 정말 사고 싶어했던 야나칸정도 다녀왔습니다.
정확히 국내 정식 유통 가격보다 저렴하긴 하네요. 오시는 분들 다 한국분들입니다. ㅎㅎㅎ
그리고 피셔맨을 꼭 사오는 편인데 새로운 맛이 나와서 좀 사왔습니다. 요거 아주 맛있네요. 피셔맨 가격이 보통 38바트입니다. 가끔가다 32바트정도에 할인 하는 곳들이 있는데 시암아이콘지하1층에 있는 일본 계열 마켓에서 저렴하게 판매중이었습니다.
7. 9월 10월의 방콕 날씨
해당 기간은 방콕은 우기입니다. 온도는 20도초반에서 낮기온은 30도까지 올라갑니다.
비는 거의 매일 왔습니다. 하지만 짧게 끝나는 스콜성도 있고 반나절이상 비가 오기도 했습니다.
확실히 시내 중심가는 수영장 수온이 낮습니다. 바람도 많이 불고요.
고층빌딩이 많아서 바람이 빠르고 많이 붑니다. 강변쪽은 그나마 덜하고요.
우산은 필수입니다. 제가 떠나는 날에는 점심부터 밤늦게까지 하루종일 비가 많이 왔습니다.
+++
이미 많은 분들이 해외 여행 다시 시작하시고 계시지만 제가 느낀 부분들을 적어봤습니다. 사람이 적어서 한적함도 있지만 또 그만큼 아직은 활성화 직전이라 다시 이전처럼 돌아가려면 시간이 더 필요할 것 같다는 느낌이었습니다. 한동안은 방콕방문은 좀 자제하고 다른 나라 다른 도시로 좀 다녀야할 것 같습니다.
방콕 여행 고민하시는 분들께 조금이라도 도움 되었으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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