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러운 가족의 사망으로 황망한 경험을 한 분들께 도움이 되고자 제가 경험했던 봉은사 제사 후기를 공유합니다.
아마도 불교식 제사를 지내는 분들에게는 이 글이 많은 도움이 될 겁니다.
부모님께서 불교신자이시라면 절에서 제사를 올리거나 위패를 올리는 걸 원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서울에서 최고로 치는 절이 강북은 조계사, 강남은 봉은사로 나눠집니다. 해당 절에서는 집에서 제사를 치루기 힘든 분들이나 절에서 모시고 싶은 분들이 제사나 연등, 위패를 올립니다.
일단 절에 영가(망자)를 모신다면 사망후 곧바로 연락을 통해서 원하시는 것을 협의해야합니다.
먼저 시다림이라는 것이 있는데 시다림은 스님께서 직접 장례식장에 오셔서 입관과 발인 때 법문을 외워서 혼령을 달래주는 것을 의미합니다. 서울지역은 30만원, 경기도권은 50만원입니다. (각 각 비용 아닙니다) 저는 다른 건 안하셔도 시다림은 추천합니다. 스님께서 직접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시고 마음의 위로가 됩니다. 입관시에도 너무나 슬픈 감정이 가족들에게 물밀듯이 쏟아지는데 그 때 위로가 많이 되고 평소 불교 신도인 망자의 혼령을 위로해주는 것 같아 아주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발인때도 오셔서 영정에서 제사도 지내고, 함께 덕담도 나누면서 남아있는 가족들을 위한 위로도 해주십니다.
그 다음은 제사를 지내는 겁니다. 제사는 천도재와 49재로 나뉩니다.
천도재는 갑자기 사망한 망자를 위하여 별도의 49재 없이 아무때나 위로해주는 제사를 지내는 걸 뜻합니다.
* 봉은사 홈페이지 안내문 : 천도재는 주로 49재의 기일 이외에 별도로 사십구재와 같은 재를 올리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사십구재를 미처 올려주지 못한 영가나, 죽음에 대한 준비가 전혀 없이 사고를 당한 영가는 생전의 삶에 대한 애착, 억울함, 혼란한 생각으로 중음신으로 떠돌게 되는데 이럴 때 올리는 재를 천도재라고 합니다.
그리고 49재는 돌아가신 영가에게 공양물을 받들어 올린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영가가 돌아가신 날로 부터 칠일 째 되는 날에 초재를 올리게 되는데 그것을 7일마다 일곱 번 올린다 하여 49재라고 합니다.
그래서 총 7번의 제사 중 마지막 49일되는 마지막 제사에 가장 크게 제사를 올리는 49재를 하게 됩니다. 다들 착각하시는게 49제로 아시지만 재(齋)가 맞습니다. 저도 이번에 제대로 알게 되었어요.
이렇게 가격은 구성되어 있습니다.
저희는 이번에 초재를 지냈어요. 초재를 지내면서 있던 것들 알려드리겠습니다.
제사는 법왕루와 대웅전 두 곳에서 지냅니다.
저희는 대웅전을 선택했습니다. 첫번째 사진이 대웅전입니다. 가장 절에서 중요한 매인 부처님이 계시는 곳이죠.
이건 법왕루쪽에 있는 제사상입니다.
대웅전에서 스님께서 초재를 지내고 있음을 알립니다.
초재를 준비하는 모습. 하단에 나무상자에 노잣돈, 봉양금을 넣는 곳입니다.
보이는 제단에 제사상이 차려집니다.
여기 소비은 과일과 떡, 대추, 밤 등은 모두 나중에 싸갈 수있게 준비해줍니다.
제사에 필요한 밥과 반찬 등이 차려집니다. 초재를 지내실 때 영정사진만 가지고 가시면 되고 다른 준비는 하나도 안해도 됩니다. 위패도 봉은사측에서 준비해줍니다.
이렇게 모든 반찬들이 차려지고 단점은 고기 반찬은 없습니다. 절이다보니 어쩔 수 없는 부분이죠. 평소의 고인께서 고기를 좋아하셨다면 아쉬울 수 있는 부분이지만 그런건 개별적으로 집에서 제사를 지낼 때 해야할 것 같습니다.
조명도 그렇고 전체적으로 세련되고 편안한 느낌이 드는 봉은사 대웅전입니다.
제사를 지낼 때 상주나 가족들이 돌아가면서 노자돈의 의미로 불전함에 돈을 조금씩 넣어야합니다. 의무는 아닌데 금액에 상관 없이 할 때마다 조금씩 넣으면 된다고 하네요. 그래서 천원짜리를 여러개 준비해서 할 때마다 조금씩 넣으시면 됩니다. 해당 돈은 절과 스님에게 공양비로 전달됩니다.
제사는 대략 30~40분정도 소요됩니다. 참여자 수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납니다.
제사를 지내고 나면 공양간에서 밥을 먹을 수 있게 해줍니다. 20인분까지는 무료입니다.
대웅전 바로 옆에 있는 공양간입니다. 현대식 건물이죠.
이렇게 생긴 공간에 밥과 반찬들이 있습니다.
넓진 않습니다. 대략 40석 정도 될 것 같네요.
다양한 반찬들. 비빔밥으로 먹기 좋습니다.
두부구이와 과일까지 준비되어 있습니다.
고추장과 참기름이 이써서 비벼 먹을 수 있어요.
음식은 전체적으로 심심한 맛 같지만 그렇게 맛없지 않습니다. 먹을만 했어요. 다들 아시다시피 발우공양떄문에 적당량만 담아서 다 먹을 생각으로 드셔야합니다. 그래도 조금의 잔반은 나올 수 밖에 없는데 물에 헹궈 먹으라고 쳐다보는 사람은 없으니 적당히 담아서 드세요.
먹고나서 나오면 이렇게 밖에 제사를 지내고 남은 음식들이 준비되어 있어서 각자 담아가면 됩니다. 안바쁘면 담아주신다고 하는데 이 날은 엄청 바빠서 저희가 담아야한다고 하더라구요.
그리고 스님들에게 공양을 하기 위해서 조금 남겨달라고 합니다. 사실 양도 꽤 많아서 떡 같은경우 다 가져가도 먹기도 힘드니 적당하게 가져가세요. 절편과 인절미가 있는데 절편은 금방 굳어서 드시기 힘드니까 조금씩만 가져가세요. ㅎㅎ
재를 지내고 나면 영정사진과 위패를 보관하는 보관함으로 이동해서 넣어둘 수 있게 해줍니다. 49재까지는 여기다 모시고 끝나고 나면 집으로 가져가게 됩니다. 이후로는 매년 집에서 제사를 지낼 지 봉은사에서 지낼지는 옵션입니다.
단독 제사 1번 비용은 50만원이니까 49재는 250만원+50만원인 300만원이 초재와 49재를 지내는 비용입니다. 따로 시다림비용으로 30~50만원 +관욕세트와 향초 비용으로 9만원이 지출됩니다. 오히려 대형 절이라서 비용이 많이 안비싸다고 느껴집니다. 작은 절은 훨씬 더 비싸더라구요.
저는 불교신자는 아니지만 이번에 이런 경험을 해보고나니 종교가 주는 힘을 느낄 수 있었고 또 비용이 과하다고 느껴지지 않을만큼 충분히 제공되는 것들도 많아서 혹시라도 절에서 제사를 지낼 때 봉은사를 고민하신다면 추천하고 싶습니다. 모든것이 체계적이고 원할하고 부드럽게 진행됩니다.
주차는 제사를 지낼 경우 4시간 무료 주차권을 제공해줍니다. 차량 수만큼 말하면 주차권을 주니까 편하게 가져오세요.
누군가를 떠나 보내는 아픔은 너무나 크고 힘들지만 남겨진 사람들의 삶도 치유받고 살아야하기에 이런 과정들을 통해서 모두가 다시금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는 좋은 방법인 것 같습니다. 종교는 자유니까 각자의 방식으로 떠나간 분을 추모하며 위로하며 잘 이겨내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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