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밥집하면 어디가 떠오르세요?
설마...김밥천국??? 얌샘김밥? 그런 프렌차이즈 말고 나만의 김밥집 다들 하나씩 있으시죠?
김밥이야말로 사람들마다 맛차이가 너무나 커서 맛집이다 해서 찾아가보면 별루인 곳들이 꽤 많아요.
오늘 소개할 저의 원픽 집은 바로 서호김밥입니다.
90년대부터 한 10년이상은 줄기차게 다닌 곳입니다. 방배카페골목이 지금의 가로수길, 성수동 등등 힙하다고 하는 카페들이 줄지어 있을 때(보디가드 카페의 팥빙수 엄청 좋아했는데...) 길건너 코코스에는 안가도 서호김밥은 꼭 들렸었습니다. 그리고나서 다음코스는 달빛한스푼으로.... 맥널티로... 보디가드로... 피터팬으로... 돌고 돌던....(너무 연식이 들어나는 ㅠ.ㅠ) 지금은 다 없어지고 여기 서호김밥이랑 달빛한스푼만 남은 것 같네요.
왜 그런거 있잖아요. 시간이 지나서도 내가 어릴 때 즐겨가던 곳이 아직 남아 있으면 너무 좋고 고맙고 그런거.
개업은 1992년부터라고 하더라고요. 양옆의 가게들은 계속 바뀌는데 이 서호김밥만큼은 항상 그자리에 있습니다.
저는 여기 서호김밥이 2,500원일때부터 다녔구요. 서호김밥, 참치김밥 한 줄씩에 수제비 한 그릇을 두 명이서 먹으면 딱 콤비가 맞는 그런 가게입니다. 라볶기까지 먹으려면 3명은 가야죠. ㅋㅋ
방배동 카페골목 초입부분에 있고 주차는 안된다고 보시면 됩니다. 노상에 유료주차장에 자리가 있으면 대면 되는데 난이도 꽤 있습니다. 자리가 없으면 빙글빙글 돌아야해서 참 그렇습니다.
메뉴판은 다음과 같은데 이 메뉴판은 2017년도에 찍은 사진이고 모든 메뉴가 500원씩 다 인상됐습니다. 마지막 어린이용 작은 김밥만 2,500원 그대로입니다.
좌석은 테이블 한 4개 정도 있는 아주 작은 곳입니다. 등을 맞대로 앉은 구조로 좁디 좁습니다. 그래서 많이들 테이크아웃으로 가져갑니다. 90년대에 바로 옆에 만두집이 있었는데 워낙 자리가 좁으니까 자리를 공유해서 양식당의 음식을 둘다 주문할 수 있게 운영을 했지만 다들 서호김밥만 주문하니까 결국 동맹이 깨지더라고요.
그 이후로 만두집은 문을 닫았습니다.
서호김밥은 기본적으로 소고기와 당근, 우엉이 주력으로 들어있는 김밥입니다. 여러분들이 아시는 그냥 소고기 김밥이죠. 90년대에는 장독대 뚜껑에 서빙이 되서 아주 신기했었는데 지금은 비슷한 느낌의 그릇으로 바뀌었습니다.
어디 소풍가면 여기 김밥 사가지고 가면 그렇게 든든했었어요.
그리고 이 집의 킬러 김밥은 참치 김밥인데요. 테이블마다 마요네즈통이 있습니다.
이렇게 짜서 먹으면 됩니다.
참치 김밥은 기름을 쪽 빼서 하나도 느끼지 하지 않아요. 깻잎향과 기름 쪽 빠진 참치랑 마요네즈가 입안에 섞이면서 완전 축제입니다.
사진에는 없지만 다시마김밥도 인기템이에요.
늘 시켜먹는 수제비입니다. 멸치국물로 다시를 내서 맑고 시원합니다. 감자도 맛있구요.
다음은 라볶이. 진짜 이거 달달하면서 꼬들한 면과 간이 딱 맞습니다. 국물이 좀 있는 떡사리와 오뎅이 듬뿍 들어간 그런 라볶기 입니다. 양배추의 식감이 아주 좋아요.
혼자가면 이렇게 다 못시키니까 꼭 2-3명은 가줘야합니다.
주방을 오랜시간 지키시는 여사장님. 이 분은 저를 기억못하시지만 저는 거의 25년동안 뵌분이라서 너무 익숙합니다. 제가 사는 분당 AK에도 매장이 있는데 본점만은 못합니다. 이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대학시절 때 김밥이 천원밖에 안하던 시절에 고급스러운 소고기 김밥을 먹을 수 있던 곳이었고 지금이야 고급김밥집들이 다양하게 있지만 그 당시에는 정말 고급스러운 느낌이었거든요. 속재료가 이렇게 푸짐하게 가득 들어가 있는 김밥집들이 거의 없던 시절이라서 더욱 추억으로 먹는 곳입니다.
방배동에는 방배김밥이라고 볶은유부로 속재료를 넣은 집이 유명한데 솔직히 제 입맛은 안맞더라고요. 저의 마음속의 김밥집 원픽은 바로 서호김밥입니다. 현대백화점이나 AK입점한 서호김밥은 본점하고 차이가 좀 나니까 전 인정못합니다. ㅎㅎ 그리고 두 번째는 고대 이공김밥.... ㅋㅋㅋ 너무 취향이 드러나나요?
긴 시간동안 같은 자리에서 식당을 운영한다는 것이 정말 엄청 어려운 일이고, 코로나로 정말 많은 가게들이 사라지고 있는데 앞으로도 더 길게 유지됐으면 합니다.
저와 아주 오랜 추억이 담겨있는 방배동 서호김밥이었습니다.
'여행 > 음식점&먹거리방문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신개념 떡갈비를 판매하는 목포 명물 '성식당 떡갈비' (6) | 2021.02.04 |
---|---|
순대국의 개념을 파괴한 현대식 순대국 선릉 '농민백암순대' (9) | 2021.01.29 |
안정적인 맛을 자랑하는 일식 돈가스 프렌차이즈 사보텐 (6) | 2021.01.22 |
강남지역의 기사식당 터줏대감 윤화돈까스 (9) | 2021.01.21 |
한국에서 홍콩으로의 여행기분을 느낄 수 있는 딤썸 전문점 딤딤섬 삼성동 파르나스몰점 (2) | 2021.01.20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