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오마카세집의 인기를 몸으로 느끼고 있습니다.
코로나 시국임에도 미리 예약을 하지 않고 오마카세 전문점들을 방문한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예약률이 높습니다.
오늘은 미들급 스시야(초밥집) 스시 오마카세전문점 스시쿤으로 가보겠습니다.
스시쿤은 분당 정자에 있는 곳과 판교 H스퀘어에 있는 곳 2곳이 있습니다.
저는 판교점을 2번 방문했었고 판교점에 문의를 해보니 정자점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곳이라고 합니다.
처음 매장을 오픈을 했을 때에는 관련이 좀 있었지만 지금은 사장님들끼리 전혀 모르는 사이라고 하시더라고요. 싸우고 그런 게 아니라 잘 모르는 사이라고 하십니다. 그래서 가격도, 구성도 다른 것 같더라고요.
내막을 아시는 분들은 알려주시면 좋겠네요.
그리고 저는 요리에 대해서 자세히 모르는 일반인이며 오마카세는 몇번 가보지 못한 왕초보 입문자입니다. 설명이 틀릴 수 도 있고, 자세히 모르는 내용들도 많기 때문에 천천히 용어를 배워가는 단계라고 보시면 됩니다. 저도 아는 것들은 최대한 뜻이나 의미를 병기하여 제 블로그에 오시는 분들과 함께 성장해갔으면 좋겠습니다. 많이 알려주세요.
이 후기는 2021년 2월초 방문한 후기입니다.
스시쿤 판교점은 위치가 참 애매합니다. H스퀘어 1층이 아닌, B1층인데 매장 외부로 지상층입니다. H스퀘어가 언덕으로 올라가는 형태에 건물이 있어서 생긴 현상입니다. 많은 분들이 1층에 내려서 찾다가 못 찾아서 지도 다시 찾아보기를 반복해서 헤맨다는 후기들이 꽤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어렵게 찾아가보면 이렇게 외부에 문이 있습니다. 솔직히 외형이 그렇게 고급스러워 보이지 않습니다. 배달 온 상자들 밖에 막 쌓여있고 깔끔하게 정돈된 느낌이랄지 그런 게 별로 없습니다.
블루리본 4년 연속 수록된 것만 봐도 기본은 한다는 얘기죠. 블루리본 가이드가 그냥 아무 데나 넣어주진 않습니다.
메뉴는 단촐합니다.
런치 스시코스 40,000원
특상 스시코스 50,000원
런치 오마카세 60,000원
디너 오마카세 단일메뉴 90,000원
정확히 미들급 가격대가 이렇습니다. 런치 오마카세 기준으로 엔트리급이 2~3만 원대, 미들급이 5~6만 원대, 하이엔드급이 10~12만 원대 정도라고 보면 됩니다.
주류 메뉴 간단히 보시죠.
생맥주가 에비스밖에 없는 게 아쉽네요. 요즘 일본 맥주 잘 안 마시는데...
콜키지 비용은 병당 20,000원입니다.
와인이 5만원부터 시작이니까 참고하시고요. 가격대는 대체로 일반적인 가격입니다.
다찌의 모습입니다. 7~8석 밖에 안됩니다. 엄청 작은 매장입니다. 테이블석은 3개정도 있는데 가운데는 코로나로 비어있습니다.
룸도 있는데 룸은 6인석을 파티션을 나눠서 양쪽으로 2개정도 있습니다.
다찌의 기본 셋팅 모습이네요.
저는 두 번 다 디너 오마카세로 갔었고 오늘은 테이블석에 앉아서 먹은 오마카세 위주로 보여드리겠습니다.
테이블석 기본 셋팅입니다. 신기하게 붓이 있죠. 이걸로 초밥에 간장을 발라 먹는겁니다.
첫 스타트는 자왕무시입니다.(계란찜) 자완무시다, 자왕무시다 발음이 제각기라 일본에 사는 분께 문의해보니 일본인은 발음상 자왕무시에 좀 더 바깝게 발음한다고 합니다. ん을 발음하는게 ㄴ과 ㅇ 받침으로 모두 써서 생기는 현상입니다.
트러플 향이 살짝 느껴지는 맛입니다.
샐러드입니다.
사시미 광어입니다. 광어가 이렇게 붉은 색을 띄는 건 저는 처음 봤습니다. (다른 부위일 수 도 있습니다)
게우소스(전복내장)를 올린 찐전복과, 타코(문어조림), 관자구이를 당근 소스에 찍어먹는 전채
모듬회입니다. 1인당 한접시씩 나옵니다.
전갱이는 아부리(토치로 겉을 그을린 조리법)를 해서 나와서 맛이 고소합니다. 도로(참치대뱃살)과 도미,타코도 함께 나옵니다. 이것만해도 양이 상당해서 소주 반병은 그냥 넘어갑니다.
타래와 굴이 들어간 스이모노(맑은 국). 이것도 진짜 시원합니다.
안키모(아귀간을 찐 요리). 땅콩소스(된장같기도...)가 맛이 아주 일품입니다. 이 소스의 재료는 제가 정확히 몰라서 틀릴 수 있습니다.
해삼과 마를 갈은 것이 함께 나온 요리. (정확한 명칭은 모르겠음) 이것도 꽤 인상적인 맛입니다.
이제서야 등장한 첫 스시 네타(스시의 생선부분)의 크기가 아주 적당합니다. 시계방향으로 광어(트러플오일을 바름), 도로, 도미, 청어 순입니다. 샤리(스시의 밥부분)도 양이 적당합니다.
광어만 제외하고 나머지는 간장을 붓으로 네타에 쓱쓱 발라 먹습니다. 열심히 바르는 모습을 보고 서버분이 너무 많이 바르면 짜다고 조언을 하고 지나가십니다. ㅎㅎ
이 때 장국도 새로 같이 주십니다. 광어에 트러플 오일을 바른 스시가 가장 맛있었습니다. 샤리도 초밥을 쥐는 감이 적당해서인지 바로 입안에서 풀어져서 사라집니다. 도로가 특히 부드럽습니다.
너무나 맛있던 복어튀김. 청량고추까지 얹어져 있어서 맛이 느끼하지 않습니다.
잠시 배불러서 고개를 드니 일본도가 보이네요.
서버분께 제가 복어튀김 너무 맛있다고 하니까 한번 더 주셨습니다. 맛이 꼭 둘둘치킨맛입니다. 달착지근하면서 짭쪼름한 맛이 술을 부릅니다.
이미 여기까지 왔을때 저는 괜찮지만 함께 온 아내는 배가 너무 부르다고 합니다.
그래도 아직 갈길이 멉니다.
마지막 스시 한판!
아까미, 고등어, 새우, 장어, 후토마끼순입니다. 교쿠(계란구이)도 함께 나왔습니다. 재료 하나 하나가 신선도가 상당히 높습니다. 후토마끼가 있다는 건 거의 코스가 마무리 된다는 의미죠.
다찌에서 먹으면 이게 한 점씩 따로 따로 나와서 조리하는 모습을 보면서 먹는 재미가 있는데 이렇게 한 접이에 빡 나오니까 보면서 질리는 것도 있습니다. 소식하시는 분들은 특히 더 그런 것 같아요.
대충 다 먹고 나면 서빙을 보는 분께서 앵콜 스시를 물어보십니다. 지금까지 먹었던 것들 중에서 혹시 더 먹고 싶은게 있는지, 아니면 안나왔는데 먹고 싶은 초밥이 있는지 물어봐서 저는 도로(참치뱃살)을 요청했습니다. 앵콜스시는 재료가 있으면 해주고 없으면 안된다고 말씀 하시네요.
마지막 소원... 을 들어주셨습니다. 입에 넣는 순간 녹아서 사라집니다. 정말 아쉽더라고요.
이후로 우동이 더 나왔는데 제가 사진을 못찍었네요.
이렇게 생긴 우동입니다. 이나니와우동이고 면이 얇은 우동입니다. 이나니와는 지명이라고 하네요. 이나니와요스케라고 일본의 3대 우동(카가와현의 [사누키우동], 나고야의 [키시멘], 아키타현의 [이나니와우동])이라고 하는 곳이 있는데 거기서 사용하는 면이 바로 이 면입니다.
사진은 제가 깜빡하고 못찍어서 아이를 위해 주문한 별도 메뉴 우동입니다. 오마카세에는 작은 그릇에 한젓가락 정도만 나옵니다. 사진의 우동은 만칠천원인데 튀김까지 같이 나옵니다. 메뉴에는 없는데 전화로 예약시 함께 추가를 했습니다. 아이는 아무래도 오마카세를 먹을 수 없기 때문에 계란초밥 5개까지 해서 2만원에 제공해주셨습니다. 아이와 함께 오마카세를 가는 허들이 생각보다 높습니다. 다찌만 있는 곳들이 많기도 하고, 아이용 메뉴가 없는 경우도 많으며, 대부분 술과 함께 즐기는 자리다보니 분위기상 환영받지 못하는게 있거든요.
이 이외에도 저희가 먹는 오마카세 메뉴 중 교쿠같은 것이나 디저트 류는 별도로 아이꺼 까지 다 챙겨주셨습니다.
마지막 시소샤벳으로 마무리... 이것도 리필요청하고 싶었습니다. 시소로 만든 샤벳은 처음인데 정말 깔끔하게 입을 정리해줍니다. 시소라는 풀잎도 사실 오마카세 다니면서 처음 들었습니다. 초밥 만들때 토핑을 해줘서 비린맛을 잡아주는 재료라고 하네요.
이렇게 디너 오마카세를 마무리 해봅니다. 정말 대장정이었습니다.
아이가 있으면 다찌에 앉지 못해서 아쉬움이 많이 남는데 그런 아쉬움을 서버분들께서 충분히 메꿔주십니다. 맛도 좋지만 양적으로는 충분하며 술과 함께 2-3시간정도를 디너로 먹으면서 지인과 이야기하기엔 너무나 훌륭한 곳입니다. 콜키지도 2만원정도면 화이트와인 괜찮은거 하나 들고 가신다면 아주 맛있게 드실 수 있을꺼 같고요.
전체적인 매장의 분위기는 고급스럽진 않은데 음식의 식재료나 맛은 가격대에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맛도 좋지만 직원들이 대체로 친절하시고 잘 해주십니다. 우니가 없어서 아쉬워서 여쭤보니 이 날 들어온 우니가 신선도가 낮아서 도저히 낼 수 가 없었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만큼 다른 식재료를 활용해서 주신 것 같습니다.
단점은 전체 코스 중에 한, 두가지 정도 임팩트가 강한 메뉴가 있으면 좋겠는데 그런 인상적인 재료는 없었던 것 같아요. 1인당 9만원짜리 식사면 뭔가 평소 접하기 힘든 재료나 가심비 듬뿍인 메뉴 한두개 정도는 있었으면 좋겠는데 그렇게 인상적인 식재료는 없어서 조금 아쉬웠습니다.
당일 예약은 어려울 수 있는데 저는 아주 우연히 운좋게 당일 예약으로 갔고요. 분당, 판교 일대에 사시는 분들이나, 근처 직장인들 분들중 소중한 분들과 함께 소중한 시간을 갖는 식사를 하시기엔 충분히 만족하실만한 곳이라고 생각됩니다.
스시쿤 판교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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